본문 바로가기

Whatever

반대로 걷는 사람

.
..
오늘 김태원 구글코리아 차장(맞나?) 이신 분이 대학생을 위한 학습법 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셨다.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젊은 구글러가 세상에 던지는 열정력>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Googler의 편지> 등을 지은 분이다.
학습법 이라하니 뻔한 얘기겠거니..  하고 안가려고 했지만 친구가 자꾸 같이가자고 해서 그냥 들었다.

그런데 이분..  장난이 아니쟌아?  진짜 강연 잘하신다.
그냥 말 쫌 하시네?  가 아니라, 정말로 사람 마음을 끄는 힘이있는 듯 하다.
강연 동안,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주제는 학습법  이었지만, 오히려 학습 마인드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그 중 '반대로 걸어갈 줄 아는 사람' 에 대한 내용이 가장 큰 맥을 이루었다.
몇가지 기억나는 내용을 짤막짤막 적어봤다.

.

모두가 스펙을 쌓으려고 토익공부, 자격증공부등에 매진한다.
대부분의 대학생들 삶이 비슷비슷하다.
취업준비를 하는사람들은 면접을 위해 예상 질문 리스트를 외워간다.

그런데 아무도 독서를 스펙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특강을 듣기위해 수업한두시간을 포기할 줄 모르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기위해 남들이 안하는 길을 걸으려는 사람을 찾기가 너무 힘든 세상이다.

사회에선 크리에이티브 하고, 조금 더 진보된 사고를 하는 인재를 원하는데,,,
대학에선 반대로 이력서 한줄에만 급급한, 창의적인 사고에는 동떨어진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때문에 더욱 정신을 가다듬어야 하는게 우리들의 현실이다.

한가지 작은 주제로 이야기 했던 부분이, 인문학과 기술력이 만나는 부분에서 창의적인 발상이 쏟아져나온다는 내요이었다.
예를 들면서 한 이야기가, 삼성과 애플의 이야기였다.

'삼성은 추월하고, 애플은 초월한다.'

삼성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 이 둘은 차원이 다른곳에서 경쟁아닌 경쟁을 하는 기업임을 말해주는 문구이다.
삼성은 신세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한다.
하지만 애플은 기술뿐만이 아닌 감성으로 사람에게 다가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애플에게 더욱 매력을 느끼는 거라고 한다.
광고에서도 애플은 늘 '감성'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기술력이 떨어지는것도 아니다.
애플은 기술과 감성이 만나는 접점에서 사고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것이다.
때문에 공학자들은 인문학적 사고를, 인문학자나 사회학자들은 기술력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 주제로 강연 중 재미난 예화를 소개해줬다.
" 보고 만질 수 없는 사랑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게 하고 싶은 외로움이 사람의 몸을 만들었다.-최인훈 <광장> 中"
이 작가의 인생과 관계에 관한 역설적인 사고는, 애플의 스마트 기기와 닮았다고 했다.

아이패드는 소비자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단지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를 제공했을 뿐, 이를 활용하게 만든것은 소비자의 욕구였을 뿐이다. 즉,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아이템인것이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아이템이라니? 시장경재에서 뚜렷한 목적없이 만들어진 아이템이 성공하기란 이론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패드는 사람들의 '감성' 을 자극했고, 감성을 실현시켜줄 '기술'을 갖춘 역설적인 아이템이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google.com에 들어가 tilt 라는 단어를 검색해봤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우리는 영어단어를 외우기 위해 수많은 펜과 종이를 낭비했다.
결과적으로.. 완전히 이성적으로 접근한 우리의 영어실력은 썩 좋진않다고 본다.

그런데 tilt를 검색했을 때 기울어진 화면을 보면서.
'와하...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그냥 딱 와닿는다.
tilt라는 단어에 대해서 감성을 더했기 때문에 아마 평생이 가도 이 단어를 보면 기울어진 구글의 화면이 기억날 것 같다.

.

처음에 강연의 주제가   '반대로 걸어갈 줄 아는 사람'  이라고 말한데는, 역설적으로, 불화합 적으로, 불균형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은 모두 틀을 벗어나는 삶을 원하지만, 정작 틀을 벗어날 수 있는 자유가 있는데도 그러지 못한다. 아니, 그러지 않는다.
그러다가 틀을 벗어날 수 있게 제도적으로 강제하면, 왜 자신들의 자유를 억압하느냐고 반발한다.  왜 이런 제도가 생기기 전에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것일까?
 서울의 한 동물원에서 곰이 가출한 사건이 있었다. 이 곰은 며칠만에 잡혀 다시 우리에 들어왔는데 이때부터 이 곰은 스타가 되어버렸다. 아마도 우리의 탈출하려는 본능을 대리실현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틀을 넘어서는 이야기로 감명깊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대학생활에서 모두들 이력서의 한줄을 위해 같은길을 걷는다. 그리고 면접을 위해 예상질문을 뽑아 외워가면서도, 면접관이 질문을 하면 앞의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진 않았을 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또 예상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때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면접관이 자신이 예상하는 질문들만 하기를 바란다.
 면접을 하는 이유는, 문장 잘외우는 사람을 뽑으려는게 아닌데 우리는 면접이라는 제도의 틀에 우리의 생각을 끼워맞추고 그게 전부인 양 살아간다.
 그런데 한 학생이, 대학생활의 목표로 자기가 읽은 책의 표지사진으로 자신의 방을 도배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 정말로 표지사진으로 가득찬 자신의 방을 찍은 사진을 자기소개서에 붙여 제출했다.
 내가 면접관이라도 흥미롭게 볼만한 사람이다. 누가 이런 대담한 생각을 할까? 이 사진을 본 면접관은 뭐라고 질문할것 같은가? 아마 도데체 얼마나 읽어야 방을 도배할 수 있냐고 물어볼 것 같다. 이 때 이렇게 대답한다. "몇백권 읽으니 방을 도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방에는 책 표지사진 말고도 세 명의 사람 사진이 더 붙어있습니다." 이 대답이 들렸을 때 면접관은 "그 세사람이 누구에요?" 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까. 이때부터 이 학생은 자신의 의도대로 면접을 이끌어갈 수 있다.
 이 학생은 예상 질문리스트를 외워가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스토리를 자신이 원하는 만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

틀을 넘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두가지 동영상을 보여줬다.
http://www.youtube.com/watch?v=4ba1BqJ4S2M  
http://www.youtube.com/wariolandshakeit2008 

사람의 고정관념이란 참 무서운거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역이용했기 때문에 엄청난 홍보가 가능했다.

.

지금은 멘토가 너무나도 중요한 시대이다.
그런데 후배들이 "선배, 요즘 너무 힘들어요" 라고 하면, 한다는 대답이 "나도 힘들어 짜샤" 정도다.
멘토를 원하면서 멘토가 되어줄 줄은 모른다.
정말 힘든가운데 진정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도 멘토를 원하기만 했고 받을 줄만 알았지,
과연 줄 수 있었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이었다. 내가 나의 부족함을 메꾸려고 힘들어 할 때, 부족함 때문에 힘들어할 사람에게 나의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부요한 사람이 아닐까
이것이 시간이 되었든 지식이 되었든 영성이 되었든간에 말이다..
다시한번 깊게 생각할 거리를 받아서 기쁘다.

.

다른 이야기도 많았지만, 너무 집중하느라 적어놓질 못했다. 나머지 이야기들은 내 마음속에 간직하련다.
다만 걱정하는건,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지지 않아야 겠다는 것이다.
창의를 위해서 강박에 든다..
이또한 역설적이지만, 역설을 위해 역설적인 필요까진 없다고 본다.
좋은게 좋은거고 역시는 역시니깐

과연은 과연이 될지 과연 지켜봐야할 일이로군

이 글을 보든 모든분들이 (나를 포함해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틀 밖의 관념을 잡을 줄 아는 거꾸로 나아갈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